The Way Home

집으로 가는 길.

모든 선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날이다. 오전 7시에 출발 해야 했기 때문에 아침도 먹지 못하고 San Cristobal로 출발했다. 공항에 가기 전에 잠시 들러서 식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우선 Chamula라는 곳을 갔는데, 세례 요한을 신으로 믿는 곳이었다.

chamula_1

내부에서는 촬영이 금지되어서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촛불을 켜놓고 음료수를 놓고 기도하거나 생닭을 잡아서 기도하는 이상하게 변질된 종교의 모습이었다. 간단히 둘러보기만 하고 San Cristobal로 갔다. 그곳은 나름 유명한 관광지이기 때문테 오전 11시까지는 호텔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를 할 수 있어서 호텔 식당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last_lunch

식사 후 밖을 나와 하늘을 보았는데, 태어나서 처음보는 원형 무지개가 태양 주위로 있었다.

rainbow

하나님의 보여 주시는 어떤 사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계속 보았지만, 그 곳에서는 특이한 일이 아닌지 그 곳 사람들은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툭스트라에서 멕시코 시티로 가는 비행기는 출발이 약간 지연되기는 했지만 마음이 조급하지는 않았다. 레이오버 시간이 4시간이나 있었고, 귀국편에는 수화물 검사가 따로 없기 때문이다. 멕시코 시티 공항에서 그룹별로 저녁 식사를 한 후에도 2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서 라운지에서 잠시 쉬다가 LA행 비행기를 타러 갔다. 그런데 출도착을 알리는 화면에 우리가 타야할 비행기가 Departed라고 나왔다.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았는데 말이다. 선교를 올 때 비행기를 놓칠 뻔한 긴장감이 다시 몰려왔다. 다행히 이번에는 화면 표시가 잘못 표시되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간단한 보안 질문을 받은 뒤에 비행기로 들어갔다. 좌석이 가장 뒤편이었는데 빈 자리가 많아서 누워서 갈 수 있을 정도였다. 아침 일찍 시작된 피곤한 일정이었기 때문에 잠시 눈을 감았다. 비행기가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고 한 숨 잔 후에는 LA에 도착해 있을 것 같았다.

반쯤 눈이 감긴 채 비몽사몽 중이었는데 기내 방송 소리에 잠이 깼다. 스페인어로 한참을 설명한 뒤 영어로 들어보니 LA 이민국에서 문제가 있어서 출발이 지연되었다는 것이었다. 재빨리 비행 스케줄을 검색해보니 원래 11시반 도착이었던 것이 새벽 1시반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에는 새벽 6시 출발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게이트로 돌아갈테니 보상 절차를 받으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스페인어도 잘 안되는데 어디로 가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그려지지 않았다. 자리가 가장 뒤였기 때문에 보상을 받는 것도 가장 늦게 받았다. 시간은 이미 12시를 훌쩍 넘어 버렸고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숙소는 택시를 타고 편도 30분을 가야 하는 먼 곳이었다. 다시 오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3시간 정도 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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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팀원들 모두가 공항에서 그냥 기다리기를 원했다. 아직 5시간이나 더 기다려야 했기에 땅바닥 보다는 좋은 곳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보안 검사를 다시 통과한 후 라운지로 가기로 했다. 다행히 라운지 직원들이 너무 친절하게 해줘서 간단한 음식도 먹을 수 있었고 약간의 쿠션이 있는 의자에서 잠깐이라도 눈을 붙일 수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비행기가 연착한 이유는 LA의 이민국이 1시까지만 일을 하는데 우리가 탄 비행기가 처음 계획보다 조금 지연이 되어서 이민국 심사가 1시 이전에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LA에서 다음날 오라고 한 것이다. 한 마디로 LA 직원들이 집을 가기 위에서 우리가 집을 가는 것을 막은 것이었다.

집으로 가는 길

쉽지는 않았지만 모두가 무사히 도착했다. 또 다른 집으로 가는 길. 하나님이 예비하신 하늘 집에 가는 길. 우리가 멕시코에서 만난 영혼들은 집에 가야 한다는 사실 조차 몰라 그들에게 집에 가는 것을 알려주는 것도 어려운 일이겠지만 우리의 작은 노력을 통해서 하나님이 역사하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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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go Diferente - Something Different

그 동안 수 차례 치아파스에 선교를 왔는데 VBS 가는 길이 길게는 6시간 걸린 적도 있었고 짧아도 1~2 시간을 차로 이동을 해야 했는데 이번에는 가장 짧은 40분만 이동을 했다. 선교 센터와 거리도 가깝고 고도도 높아서인지 VBS할 장소에 내렸는데 하나도(?) 덥지 않았다. 아침에는 오히려 약간 쌀쌀한 느낌까지 있었다. 어! 오후가 되면

By Byunguk Kim
Potencia de un número - Power of a nu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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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수화물 2개가 도착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선교가 멈춰질 수는 없었다. 오지 못한 수화물에는 남자 아이들 선물과, 인형극 준비물, 그리고 구디백을 만들 Bag이 들어 있었는데, 당장 내일 아이들 줄 선물을 어디에 담을지가 걱정이었다 두 개 팀으로 나누어 한 팀은 필요한 물품을 사고 나머지 팀은 VBS 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했다. 제일 어르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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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ienzo - S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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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반이다 라는 말처럼 치아파스 선교에 맞는 말도 없을 것이다. 벌써 4번 째 가는 치아파스 선교이지만 가는 길이 쉽지는 않다. 우선 LAX에서 직항이 없어서 멕시코에서 Mexico City나 Guadalajara에서 환승을 해야 하고 최소 두 세시간 많게는 네 다섯시간을 기다린 후에 치아파스 주에 있는 Tuxtla 공항까지가야 한다. 보통은 공항에서 1시간 이내로 이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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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 nuevo -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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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끝날 것만 같았던 Covid 팬데믹도 이제는 누구 하나 신경쓰지 않는 일이 되어버렸고 처음 치아파스 선교를 갔던 시간은 무려 7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렸다. 작년부터 교회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선교를 다시 시작했지만 내가 참석하지는 못했다. 올해에는 선교부도 새롭게 개편되었고 선교를 참가하기로 마음을 먹고 딸인 수아에게 같이 선교를 가자고 이야기했다. 이런 일을 결정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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